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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매·컬링·스키에서도 잇따라 사상 '첫 메달'

비록 목표했던 역대 최고 성적은 거두지 못했지만 한국의 동계올림픽 메달밭을 넓혀나갔다는 데에 무엇보다 큰 의미가 있는 대회였다. 지금까지 한국의 동계올림픽 메달은 모두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등 빙상 3개 종목에서 나왔지만 이번 대회에선 빙상 외에 썰매, 컬링, 스키에서도 값진 첫 메달이 나왔다. 빙상 편중에서 탈피해 다양한 종목에서 국제무대 경쟁력을 확인하면서 4년 후, 8년 후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역사 새로 쓴 썰매·컬링·스키 빙상의 고군분투에 다른 종목들도 가세했다. 시작은 썰매였다. 대회 전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졌던 스켈레톤 세계랭킹 1위 윤성빈(강원도청)은 완벽한 레이스로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메달을 얻어냈다. 썰매 종목의 아시아 선수 최초 금메달이기도 했다. 네 차례의 주행에서 세 차례나 트랙 신기록을 작성했고, 2위와의 격차는 올림픽 사상 최대인 1.63초였다. 원윤종(강원도청), 전정린(강원도청), 서영우(경기BS경기연맹), 김동현(강원도청)으로 이뤄진 봅슬레이 4인승 팀도 공동 은메달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배추 보이' 이상호는 한국 스키 58년 만에 사상 첫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이상호는 스키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값진 은메달을 차지했다. 준결승에서 막판 스퍼트로 0.01초차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통쾌함을 더했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 최고의 화제 종목은 컬링이었다. 동계스포츠 중에서도 대표적인 '비인기 종목'으로 꼽혔던 컬링은 대회 전까지만 해도 메달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점쳐졌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대반전이었다. 김은정 스킵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 '팀 킴'은 첫 경기에서 세계 최강 캐나다에 승리를 거두더니 스위스, 스웨덴, 영국 등 강팀을 잇달아 제압했다. 8승 1패 1위로 준결승에 오른 후에는 유일하게 1패를 안겼던 일본에 설욕하고 결승에 진출하며 사상 첫 메달을 거머쥐었다. 비록 결승에서는 막강 스웨덴에 무릎을 꿇었지만 아시아 국가 최고의 성적이었다. 선수들의 성이 모두 김 씨여서 '팀 킴'으로 불리는 여자 컬링 선수들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까지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여전한 효자 쇼트트랙·빙속 전통의 '효자종목'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여전히 효자였다. 쇼트트랙에서는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거머쥐었다. 스피드스케이팅도 선전했다. 금메달 1개,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를 수확했다. 장거리 간판 이승훈(대한항공)은 이번 올림픽에 처음으로 정식종목이 된 매스스타트의 초대 남자 챔피언이 됐다. 여자 매스스타트에선 '왕따주행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보름(강원도청)이 값진 은메달을 땄다.

2018-02-25

"윤성빈·클로이 김 평창을 압도한 선수" 주관 방송 NBC 종목별 선정

한국 썰매 종목 사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윤성빈(24)이 2018평창동계올림픽 각 종목에서 가장 압도적인 기량을 펼친 선수 중 한 명에 선정됐다.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NBC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25일 막을 내린 평창올림픽에서 종목별로 가장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인 선수를 한 명씩 지목했다. NBC는 스켈레톤 종목에서 가장 탁월한 경기력을 보인 선수로 남자부 금메달리스트 윤성빈을 지목하며 "개최국 선수라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아이언맨' 헬멧을 쓴 윤성빈은 네 차례 주행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1.63초 차로 정상에 올랐다. 이는 올림픽 스켈레톤 사상 가장 큰 격차"라고 평가했다. 윤성빈은 이번 대회에서 그동안 '스켈레톤 황제'로 불렸던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를 4위로 밀어내며 당분간 세계 스켈레톤 최강자로 우뚝 서게 될 것을 예고했다. 남가주 출신 한인 2세 클로이 김(18)은 스노보드 종목에서 최고의 선수로 뽑혔다. 이번 대회 스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우승한 클로이 김에 대해 NBC는 "예선 1, 2차 시기와 결선 두 차례 경기에서 모두 최고점을 받았다"며 "클로이 김 우승에 결정적이었던 '백투백 1080' 기술은 다른 선수가 해본 적이 없는 난도"라고 칭찬했다. 클로이 김은 이번 대회를 통해 올림픽 데뷔전을 치렀고 다른 선수들과 차원이 다른 점프와 회전으로 전 세계 팬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챔피언 알리나 자기토바(OAR.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는 2002년생으로 1998년 나가노 대회 타라 리핀스키(당시 15세 255일.미국)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쇼트트랙에서는 이탈리아의 아리아나 폰타나가 선정됐고, 아이스하키에서는 OAR의 슬라바 보이노프가 가장 좋은 경기력을 발휘한 선수로 평가받았다.

2018-02-25

처음 겨울제전 6개국 '올해는 참가에 의미'

나이지리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에리트레아, 에콰도르, 코소보 등 6개국은 이번 평창 겨울올림픽을 통해 의미 있는 첫걸음을 내디뎠다. 그동안 겨울올림픽에 선수를 내보내지 못하다가 평창 대회를 통해 데뷔전을 치렀기 때문이다. 더운 날씨 때문에 겨울 스포츠를 하기 어려운 환경이거나 자금 사정 등으로 겨울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던 나라들인만큼 성적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개막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던 나이지리아 여자 봅슬레이 2인승 은고지 오누메레-아쿠오마 오메오가는 1~4차 주행에서 모두 최하위인 20위에 머물렀다. 여자 봅슬레이 2인승에는 '원조 쿨 러닝' 자메이카 대표팀도 출전했는데 나이지리아에 한 계단 앞선 19위에 올랐다. 나이지리아는 여자 스켈레톤에서도 역시 최하위인 20위로 경기를 마쳤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남자 알파인 스키ㆍ피겨스케이팅에 한 명씩 선수를 내보냈다. 알파인 스키 제프리 웹은 남자 대회전에서 68위에 올랐다. 출전 선수 85명, 1~2차 시기를 완주한 75명 가운데 68위로 선전한 셈이다. 피겨에서도 말레이시아 선수는 출전 선수 30명 가운데 25위에 올라 24위까지 주어지는 프리 스케이팅 출전 자격을 아쉽게 놓쳤다. 싱가포르는 '한국 쇼트트랙의 전설' 전이경 감독이 이끄는 여자 쇼트트랙 선수가 출전해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샤이엔 고는 1500 예선 3조에서 6명중 5위에 그쳐 조기 탈락했다. 에리트레아ㆍ코소보는 알파인 스키에 선수 한명씩 내보냈다. 아프리카의 에리트레아는 남자 대회전에 섀넌 아베다가 출전해 85명중 61위에 올랐고 코소보의 알빈 타히리는 56위로 분전했다. 남미 에콰도르는 크로스컨트리에 클라우스 로드리게스가 출전, 남자 15㎞ 프리 112위에 입상했다. 이 종목 출전 선수는 119명이었으며 피타 타우파토푸아(통가)ㆍ에르만 마드라소(멕시코) 등 화제가 된 선수들도 뛴 경기였다. 이들 국가는 비록 대부분 하위권 성적에 머물렀지만 겨울스포츠 저변 확대라는 올림픽 가치 실현에 가장 앞장선 나라로 남게 됐다. 특히 말레이시아 피겨 선수 줄리안 이는 평창이 겨울종목 주변 국가를 위해 운영한 '드림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았던 선수 출신이다.

2018-02-23

7위 최다빈 "엄마가 수고했다 하셨을 거예요"

"엄마가 옆에 계셨다면 '수고했어'라며 꼭 안아주셨을 거 같아요." 최다빈(18)이 '피겨 여왕' 김연아(은퇴) 이후 한국 선수 겨울올림픽 여자 싱글 최고 성적인 7위에 올랐다. 23일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 금, 소치올림픽 은메달을 딴 김연아를 제외한 한국 선수의 올림픽 여자 싱글 최고 성적이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개인 최고점(67.77점)을 썼던 최다빈은 프리 점수에서도 이전 최고 기록(128.45)을 넘는 131.49점을 받았다. 합계 199.26점도 당연히 개인 최고 기록이다. 경기 중반 최다빈은 1위를 달리면서 그린존(경기 중간에 1~3위가 앉아 있는 공간)에 앉아 경기를 지켜봤다. 그러다 4그룹에 나온 선수들이 더 높은 점수를 받으면서 점점 밀려나 믹스트존(취재공동구역)으로 나왔다. 그는 "솔직히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 많아서 톱10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린존에 있는 게 무척 행복했다"고 말했다. 최다빈은 많이 울지 않았다. 오히려 밝게 웃으며 올림픽 무대를 만끽했다. 지난해 6월 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난 어머니 김정숙씨 이야기를 할 때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는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힘든 일이 많아 포기하고 싶었다. 그래도 가족들과 동료, 선생님, 그리고 (하늘에 있는) 엄마가 항상 응원해 주셔서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최다빈은 그러다 살짝 입술을 떨며 "엄마가 곁에 계셨다면 '수고했다'고 말하면서 꼭 안아 주셨을 것 같다"고 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아 후배들을 응원한 김연아는 최다빈이 연기를 마치자 눈물을 글썽였다. 최다빈의 마음고생을 알고 있는 김연아는 경기 후 "누가 뭐라고 이야기해도 실제로 힘이 되긴 힘들었을 것이다. 묵묵히 지켜봐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다빈이가 알아서 잘하는 선수라 큰 걱정은 안 했다. 끝까지 좋은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것을 선배로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다빈은 "롤모델인 연아 언니가 응원하러 와 줘서 정말 고맙다. 그래서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생애 첫 올림픽을 잘 마친 최다빈은 당분간 푹 쉬고 싶다고 했다. 그는 "2022년 베이징올림픽 도전까지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했다. 김연아는 "다빈이가 자신 있게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기특했다.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소영 기자

2018-02-23

"컬링 버그 감염된 평창…북한에 대한 관심도 삼켰다"

김은정 절묘한 샷 예선 패배 설욕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에 도전 세계 언론, 한국 컬링 신드롬 주목 WSJ "북한에 쏠렸던 관심 되돌려" '갈릭 걸스'가 '평양올림픽' 논란을 쓸어버렸다. 평창올림픽은 지난 9일 개막했다. 대회 초반만 하더라도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의 개회식 참석 북한 응원단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전 세계 언론은 정작 올림픽 경기보다 '북한 이슈'에 더 초점을 맞췄다. 일각에서는 '평창올림픽'이 아니라 '평양올림픽'이 아니냐며 우려했다. 하지만 대회 중반 이후 한국 여자컬링대표팀이 평창올림픽의 주인공이 됐다. 예선에서 파죽의 8승1패를 거뒀고 23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준결승에서 연장 끝에 일본(세계 6위)을 8-7로 꺾었다. 김은정(28).김영미(27).김경애(24).김선영(25).김초희(22)로 구성된 한국(세계 8위)은 막강이었다. 한국은 1엔드에 스킵 김은정의 정교한 8번째 샷을 앞세워 3점을 쓸어담았다. 4-3으로 앞선 5엔드는 김선영이 5번째 샷을 트리플 테이크아웃(한 번에 스톤 3개를 쳐내는 것)으로 연결하자 전광판에 '대박'이란 글자가 떴다. 한국은 2점을 더 보태 6-3으로 달아났다. 한국은 7-4로 돌입한 9엔드에 2점을 줬고 10엔드에 김은정의 8번 샷이 아깝게 빗나가 7-7로 연장에 돌입했다. 그러나 연장전 김은정의 절묘한 샷으로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한국은 25일 오전 9시5분(뉴욕시간 24일 오후 7시5분) 스웨덴과 결승전을 치른다. 한국은 예선에서 스웨덴을 7-6으로 꺾은 바 있다. 한국은 예선에서 세계 1~5위 국가를 연파하면서 평창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1일 "(평창에서 발생한) 노로바이러스는 피했는데 컬링병에 감염됐다"고 보도했다. 조너선 청 WSJ 서울지국장은 "올림픽이 끝나면 북한 기사를 쓰는 원래 일로 돌아가겠지만 그때까지는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여자 컬링에 대한 기사를 쓸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평창올림픽 이야깃거리는 북한의 움직임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한국 컬링선수들이 관심을 선수들에게로 돌려놓았다"고 덧붙였다. 평창올림픽을 찾은 북한 응원단 229명은 대회 초반 절도 있는 '칼군무'를 펼치며 국내외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경기장에서 K팝 트와이스의 'TT'가 흘러나오는데 한복을 차려입고 부채춤을 춰 엇박자가 났다. 북한 응원단을 향한 관심은 대회 중반 이후 시들해졌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선 국내에 '북한 미녀 응원단 팬클럽'이 생겨날 정도였다. 하지만 2018년엔 북한 응원단을 북한 정권의 여성을 이용한 선전 도구로 여기면서 불편하게 보는 시각이 늘었다. 주요 외신들 역시 북한 대신 한국 여자컬링대표팀 관련 기사를 연일 보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1일 "'갈릭 걸스'가 평창올림픽을 사로잡았다. 팀원 5명 중 4명이 인구 5만4000명의 소도시 의성 출신인데 의성 특산물 마늘에 빗대 '갈릭 걸스'로 불린다"고 소개했다. 프랑스 르몽드는 23일 "안경 낀 김은정의 무표정한 얼굴 김은정이 '영미~'라고 외치는 모습은 인터넷상에서 각종 패러디를 양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은정은 동그란 뿔테 안경을 끼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안경선배'란 별명을 얻었다. 김은정이 경기 내내 리드의 김영미를 향해 외치는 "영미~"는 평창올림픽 최고 유행어다. 국제적 관심에도 불구하고 한국 여자컬링대표팀은 평창올림픽 기간 믹스트존에서 세 차례나 눈물을 흘렸다. 김은정은 "그동안 겪어 보지 못한 힘든 시간이 있었다. 거기에 휩쓸려 삐끗하면 저희만 바보가 된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김민정(37) 감독은 "한국 컬링은 고속도로가 아니라 가시밭길을 걸어 왔다"며 눈물을 훔쳤다. 컬링대표팀은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경북컬링훈련원에서 '찬밥 훈련'을 했다. 빙판 감각을 익혀야 하는 컬링은 홈 어드밴티지가 중요한 종목이다. 하지만 강릉컬링센터는 지난해 경기장 시멘트 바닥이 갈라진 탓에 개.보수 공사를 했다. 여자 대표팀 선수들은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올림픽경기장에서 9일 훈련한 게 전부다. 평창슬라이딩센터 트랙을 400차례 넘게 탔던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과 비교된다. 박린 기자

2018-02-23

김태윤 남자 1000m 깜짝 동메달…한국 빙속 또 샛별 탄생

"넘어지던 순간, 평창올림픽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김태윤(24.서울시청)이 23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에서 1분8초22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신의 최고기록 1분8초8에 근접한 좋은 기록이었다. 금메달은 키얼트 나위스(네덜란드), 은메달은 호바르 로렌첸(노르웨이)이 수상했다. 세계랭킹이 훨씬 앞서는 선수들이 경기를 끝낼 때까지 가슴을 졸이며 경기를 지켜보던 김태윤은 메달이 확정되자 함성을 내지르며 기뻐했다. 김태윤은 2016년 12월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선발전에서 넘어졌다.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기대주로 꼽히던 그에겐 청천벽력 같은 고통이었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일어서 올림픽을 향해 달렸다. 올림픽이 열리는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특성에 맞게 몸을 만들었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은 빙질이 무른 편이다. 링크 내 온도가 비교적 높기 때문이다. 김태윤은 체중을 3~4㎏ 줄였다. 체중으로 가속력을 얻는 것보다는 유려한 스케이팅이 유리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스케이트 날도 바꿨다. 또 코너에서 힘으로 치고 나가는 스타일을 눌러 타는 주법으로 바꿨다. 성과는 바로 나타나지 않았다. 여러 가지를 함께 바꾸다 보니 성적이 좋지 않았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김태윤은 "올림픽 직전까지 불안했다. 그러나 마음을 비우고 경기하면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특히 오늘 컨디션이 좋아 좋은 기록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넘어진 것이 한이 되어 더 적극적으로 운동했다.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이번 올림픽은 김태윤의 두 번째 올림픽이다. 김태윤은 초등학교 때 사촌 형을 따라 스케이트장에 다니기 시작했다. 고교 시절 '제2의 모태범'으로 불려 빙속 단거리 유망주로 주목받았지만, 첫 올림픽이었던 2014년 소치올림픽 때 1분10초81로 30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가 빙속 1000m에서 메달을 따낸 건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김윤만)과 2010년 밴쿠버 올림픽(모태범)의 은메달 이후 세 번째다. 이날 1000m에 함께 출전한 500m 은메달리스트 차민규(25.동두천시청)는 1분9초27로 12위를 기록했다. 부상당한 모태범을 대신해 출전한 경기에서 선전했다. 남자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거머쥔 정재원(17.동북고)의 친형인 정재웅(19.동북고)은 1분9초43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13위로 경기를 마쳤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은 매스스타트만을 남겨둔 23일 현재 남자 빙속 전 종목에서 5위 안에 드는 성과를 냈다. 남자 1500의 김민석(19.성남시청)이 예상치 못한 동메달을 땄고 차민규는 남자 500에서 노르웨이 호바르 로렌첸에 불과 0.01초 뒤진 34초42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5000와 1만에서는 이승훈(30.대한항공)이 각각 5위와 4위를 했다. 이승훈은 후배 김민석.정재원과 호흡을 맞춘 팀추월에서도 은메달을 땄다. 여자 팀추월에서 팀워크 논란이 나온 후 낸 결과여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24일 매스스타트에서 이승훈과 정재원이 제 기량을 발휘한다면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 7개 전 종목 '톱 5'라는 좋은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황수연 기자

2018-02-23

"평창 올림픽, 역대 최고 최첨단 운영 인상적"

평창 겨울올림픽이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시설 및 대회 운영에 대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외국 언론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안젤라 루제로 IOC 선수위원장은 22일 강원도 평창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 회견에서 "평창올림픽은 굉장히 좋은 대회"라고 총평하며 "선수들이 경기장 시설과 선수촌, 대회 운영에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올림픽 초반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이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크리스토프 두비 IOC 수석 국장도 통신에 "특별히 만족스러운 건 경기장의 질이다. 오랜 시간 노력한 끝에 만들어진 결과"라고 호평했다. 이에 앞서 로이터 통신은 "IOC가 평창 올림픽 운영에 엄지를 치켜세웠다"며 "2016년 리우 여름올림픽때와는 달리 운영상의 혼란을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리우올림픽 당시엔 선수촌이 완공되지 않아 선수들이 불편을 겪었다. CBS뉴스는 평창에서 첫 선을 보인 이동통신 차세대 5G 기술에 대해서 극찬을 하며 "평창올림픽은 남북 관계 개선을 이끌어 낸 대회로 기억되겠지만 역대 최첨단 기술이 펼쳐진 대회이기도 하다"고 평했다. CNN 역시 자율주행차, 가상현실, 초고속 비디오 스트리밍 등을 언급하면서 "역사상 최첨단 올림픽을 생생하게 목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외신들은 평창 대회의 아쉬운 면도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주최 측은 입장권을 90% 이상 판매했다고 말했지만 정작 자원봉사자나 직원들이 빈자리를 메우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한국에서 인기가 많은 알파인 스키ㆍ쇼트트랙 경기장에도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경기장 곳곳을 청소하는 고령의 노동자들을 비중있게 보도하면서 노인들이 저임금의 열악한 일자리로 내몰리는 한국의 구조적 문제를 짚었다. 황수연 기자

201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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